[패러디] 문방사우쟁론기(文房四友爭論記)
이른바 문방사우(文房四友)는 글하는 자의 신하(臣下)이자 벗이니, 약관(弱冠)이 채 안된 학생이라 하나 어찌 벗이 없으리오. 문방사우란 관례로는 지필묵연(紙筆墨硯)를 이르나, 누대(累代)에 걸친 세습(世襲)으로 점차 구성이 변하여 종이, 연필, 지우개, 필통을 이르게 되었다. 근래(近來) 성상(聖上)께서 친히 명호를 내리시어, 종이를 백면서생(白面書生), 연필을 흑심장군(黑心將軍), 지우개를 회백공(回白公), 필통을 허통대감(虛桶大監)이라 하였다. 이로써 사우(四友)가 글월의 대소사(大小事)를 논하게 되었으니 어찌 홍복(洪福)이 아니겠는가. 일일(一日)은 사우(四友)가 모여 중난(重難)을 형통(亨通)하게 하려 하였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어심(御心)이 그들을 떠날 것 같다 저들끼리 추측하였기 때문이..
2021.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