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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차마설 패러디] 근손설

by Pentagon 2021. 4. 12.

문학 시간에 차마설에 대해 배웠다. 이를 패러디한 작품, '근손설'을 지었다. 이를 여기서 소개한다.

 

근손설(筋損設) - 구경모

 학교 다닐 적의 이야기다. 나는 한창 운동에 빠져 있었다. 달리기, 줄넘기로 시작한 내 운동은 팔굽혀펴기를 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처음엔 가벼운 몸풀기 정도였지만 꾸준함이 더해지자 팔굽혀펴기는 내게 필수적인 운동이 되었다. 스스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것도 좋았고 하면 할수록 개수가 조금씩 느는 것도 좋았다.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 직후 근육이 단단해지는 것을 체감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알것이다. 난 그 느낌에 푹 빠졌다. 그러나 학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어느새 내 몸은 운동 후 희열을 서서히 잊어 갔다.

 방학이 되고 난 또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취미 생활도 영위하고 틈틈히 책도 읽는 즐거운 생활이었다.어느날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팔굽혀펴기에 관한 주제가 나왔다.난 학기 중 운동에 빠져 있던 내 모습을 기억하고 그날 저녁, 팔굽혀펴기를 해보았다. 이런, 예전에 하던 개수의 반도 못했는데 팔이 저려왔다.재빨리 알통 부분을 만져보자 ‘몰랑!’하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 순간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운동을 쉬어 왔는지 체감했다.

 

 아! 공든 탑을 무너트린 자의 심정이 이와 같을까? 초등학교 때 시험을 아무리 잘 봐도 중학교 때 공부하지 않으면 성적이 떨어지기 마련이거든, 하물며 참으로 유동적인 사람의 몸이 그러하지 않으랴. 오랫동안 운동을 해 왔어도 관리를 지속하지 않으면 결국 체력이 떨어진다. 사람이 나태해진다면 잃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났더라도 한번 늦잠에 중독되면 평균 기상 시간이 11시가 된다. 시간이 많다고 저절로 성실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많을수록 공든 탑을 더욱 다지는 데 힘써야 한다.

 

 예로부터 不怕慢,只怕站라,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고 하였다. 진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돌보는 것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내가 여기에 느낀 바가 있어서 근손설을 지어 그 뜻을 넓히노라.

 

[출처: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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